“너는 내가 부를 때마다 벗고.” “난 필요한 만큼 주고.”
이건의 낮은 음성이 해원의 귀를 자극했다.
“서로의 필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명확한 관계. 좋잖아?”
“……만약 제가 상무님께 매달리면요?"
“그러면 끝이지.”
그의 앞에서 무엇 하나 당당해질 수 없는 여자. 정직원 자리 하나에도 전전긍긍해야 하는 불쌍하고 가난한 윤해원.
그녀는 몸 외는 어떤 것도 나눌 수 없는 처지에 떠날 결심을 한다.
“저 결혼할 거예요. 다른 남자랑.”
해원의 말을 그가 비웃었다.
“그 남자도 알아? 네가 나랑 천박하게 놀고 있다는걸.”